"바쁜데 그걸 왜 해요?" — 스타트업에서 1on1이 필요한 진짜 이유
"1on1요? 저희는 매일 보는데 굳이요?"
스타트업 팀장들한테 1on1 이야기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 매일 옆에 앉아서 일하는데, 따로 시간 잡아서 대화를 해야 하나? 할 일도 산더민데?
솔직히 이해합니다. 저도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조직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매일 보는 것과 대화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라는 걸 확인하게 됩니다.
1on1을 안 하면 생기는 일
팀원이 3명일 때는 괜찮습니다. 점심 먹으면서, 슬랙 치면서, 자연스럽게 맥락이 공유됩니다.
문제는 팀이 커지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사람이 하나 둘 추가될 때마다 커뮤니케이션 경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제가 본 팀들에서는 대체로 4~5명을 넘어가면서 "다 같이 아는 상태"가 깨지기 시작합니다. 슬랙에서 오가는 대화로는 "무슨 일을 하는지"는 보이지만, "왜 힘든지", "어디서 막혔는지", "이 조직에서 계속 일하고 싶은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갑자기 퇴사합니다. 한 팀에서 가장 열정적이던 팀원이 어느 날 사직서를 냈습니다. 팀장은 "갑자기"라고 했지만, 들어가보니 그 팀원은 석 달째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말하고 싶었지만 다들 바쁜데 자기만 힘들다고 하기가 어려웠다고요. 정기적으로 "요즘 어때?"라고 물어보는 자리가 한 번이라도 있었다면 잡을 수 있었던 사람입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됩니다. 업무 방식에 대한 불만이 쌓이는데, 공개 채널에서 꺼내기엔 애매하고, 그렇다고 따로 말하자니 "별일 아닌데 시간 뺏는 것 같아서." 결국 아무도 말 안 하고, 팀장은 문제가 없다고 착각합니다.
오해가 갈등이 됩니다. 일정 압박에 매번 "안 된다"고 하는 팀장 A. 이유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매일 일찍 퇴근하는 팀원 B. 아이가 입원해 있다는 걸 아는 사람도 아무도 없습니다. 단면만 보고 편견이 생기고, 그게 팀 전체로 번집니다.
이 모든 상황의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말할 구조"가 없었다는 것.
1on1의 기능은 세 가지입니다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1on1이 하는 일은 딱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신뢰를 쌓습니다. 삶과 커리어의 다른 지점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려면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합니다. 1on1은 그 대화의 정기적인 구조입니다. 신뢰가 없으면 피드백도, 솔직한 어려움 공유도 불가능합니다.
둘째, 문제를 작을 때 잡습니다. 공개 채널에서 말하기 어려운 것들 — 업무 방식에 대한 불만, 동료와의 마찰, 번아웃 징후 — 이 1on1에서 나옵니다. 작을 때 잡으면 대화로 끝나지만, 키우면 퇴사로 끝납니다.
셋째, 방향을 정렬합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팀 전체에서 어떤 의미인지", "다음 분기에 뭘 더 해보고 싶은지"를 이야기하는 시간입니다. 이게 없으면 팀원들은 각자의 방향으로 달립니다.
갤럽(Gallup)의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팀 몰입도 차이의 70%는 매니저에 의해 설명됩니다. 매니저가 어떻게 대화하고, 피드백하고, 강점을 활용하게 하느냐가 팀원의 몰입을 결정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몰입하는 직원은 21%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79%는 최소한만 하거나, 적극적으로 이탈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작은 팀인데요?"
작은 팀이야말로 1on1이 필요합니다.
스타트업의 팀장은 실리콘밸리와 다릅니다. 순수하게 매니징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본인도 실무를 합니다. 시간이 없어서 1on1을 미루게 되고, "어차피 매일 보니까"라고 합리화합니다.
그런데 매일 보면서 하는 대화는 거의 100% 업무 대화입니다. "그거 언제 돼?", "이슈 없어?", "클라이언트 뭐래?" 이건 대화가 아니라 확인입니다.
실제로 팀장에게 "팀원 A가 요즘 어떤지 아세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업무 진행 상황만 말합니다. 컨디션, 고민, 커리어 방향은 모릅니다. 매일 보면서도 모르는 겁니다.
1on1이 다른 점은, 팀원의 어젠다로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팀장이 확인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팀원이 말하고 싶은 것을 먼저 듣는 시간.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시작하는 데 필요한 건 30분뿐입니다
1on1을 안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뭘 해야 하는지 몰라서"입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격주 30분, 캘린더에 반복 일정으로 잡으세요. 그리고 첫 미팅에서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앞으로 격주로 30분씩 1on1 시간을 갖자. 이 시간은 네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시간이야. 업무든, 커리어든, 팀에 대한 생각이든 뭐든 괜찮아."
구체적인 진행 방법과 질문 리스트는 다음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왜 해야 하는지는 이제 아셨으니까, 다음은 실제로 30분을 어떻게 채우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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